1. 사실관계
의뢰인(男)은 수영장 탈의실 내에서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려다가 적발되어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조사를 받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안에 있던 이전에 촬영하였던 영상들까지 발견되면서 제1심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의 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은 항소심에서 자신은 당일 촬영을 시도하기는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고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절차를 지키지 않고 위법한 수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하고 싶어 했습니다.
2. 사건 경과
변호인은 의뢰인과의 상담을 통해서 의뢰인의 당일 범행은 미수임에도 원심이 기수로 인정한 점과, 경찰이 증거수집 과정 등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아니한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이 제1심 재판의 변호인은 어차피 잘못한 것이고 주장해봤자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뢰인에게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쪽으로 사건을 진행하겠다고 하였고, 법률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의뢰인으로서는 그 말을 따라 재판에 임하여 범죄사실에 대한 자백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1심의 변호 방향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는 인정을 하되, 법률적으로 검사의 잘못된 공소제기나 수사기관의 위법한 수사를 지적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인은 먼저 피해자의 진술,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과정을 거친 의뢰인의 휴대전화 등을 포함하여 제출된 증거들로는 의뢰인이 실제 촬영에까지 이른 점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의뢰인의 행위는 미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수사기관에서 적법한 절차와 방식을 위반하여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는 의뢰인의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하여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하였던 경찰관 및 수영장 직원 등을 증인으로 소환하여 증인신문을 실시하고 제출된 증거를 철저히 분석하여 법률적으로 탄탄하고 치밀한 주장을 하였습니다.
3. 결과
항소심에서는 이와 같은 변호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에게 사건 당일의 행위에 대해서만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미수를 인정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고, 의뢰인은 원심보다 훨씬 감형된 형을 선고받을 수 있었습니다.